목디스크: 경추(목부위 척추신경)협착증

[LA중앙일보]    발행 2014/09/03 미주판 22면 김인순 기자

“우리가 흔히 목디스크라고 하는데 엄밀히 부정확한 표현이다. 두뇌 바로 아래의 목을
통과하는 척추 중앙에 있는 척수가 디스크 뿐만 아니라 여러 원인으로 눌릴 때의 증세인데
의학적으로는 ‘경추(목부위 척추신경)협착증’이라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이선호
척추신경외과 전문의는 먼저 용어를 교정해 주었다.

경추협착증에 대해 알아 보았다.

– 허리디스크보다 목디스크 즉 경추협착증 환자는 적은 것 같다.

“허리디스크가 더 많게 생각되는 이유는 통증 때문이다. 척추신경은 크게
목(경추),가슴(흉부),허리(요추)와 천골(엉치뼈 부위)의 네부분으로 나눈다. 뇌에서 나온
신경이 하나의 수도관 모양으로 척추뼈 속으로 내려오는데 이것을 척수라고 한다. 척수는
연한 노란색의 두부보다 약간 굳은 상태다. 완전 뼈처럼 딱딱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것이
목과 가슴까지 오다가 여러개의 실타래 모양의 신경으로 허리부터 나누어져 두 다리로까지
갈라져 퍼져간다. 발가락까지 간다. 문제는 이같은 신경이 퍼져있는 허리부위 이하부터는
척추신경을 조금만 눌러도 통증이 커서 금방 증세를 알아 의사를 찾게 된다. 그러나 그
윗부분인 목과 가슴을 지나는 둥근 관모양의 척수는 눌려도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느끼지
못해서 모른채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 경추협착증은 전혀 통증이 없다는 뜻인가.

“두가지 이다. 척추뼈 안쪽 즉 척수를 향해 디스크가 튀어 나오거나 그 부위에 있는
인대,작은 관절들, 조직세포들이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부어서 그것이 척수를 누를 경우
앞서 말한대로 별다른 통증을 못느껴 병을 키우게 된다. 또 하나는 반대로 척추 바깥에
퍼져있는 목 척추신경을 디스크나 부은 주변의 조직들이 누를 때는 아프다. 그러나 특징은
이럴 경우는 목,어깨,팔,손가락 등의 부위로 한정되어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비교적 용이하다. 우선 목이나 어깨,팔의 근육이 아프면서 굽혀지기 힘들고 결과적으로
물건을 손에 들어 올린다거나 손가락 작동이 힘들어 젓가락을 비롯해 컴퓨터도 사용하기
힘들어 지기 때문에 의사를 빨리 찾아오게 된다.”

– 척수를 누를 때의 증세는 어떤가.

“통증은 없지만 서서히 몸 아래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팔과 다리의 거동에 불편이 온다. 최근 경추협착증 수술을 받은 70대 환자의 경우 걸을 때
땅을 내딛는 다리에 감각이 점차 없어지면서 잘 넘어져 찾아 왔는데 진단 결과 원인이 바로
목의 척수가 10년 이상 안쪽으로 튀어 나온 디스크에 눌려 다리 신경을 점차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문제되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후 물리치료를 받음으로써
정상적인 걷기로 된다. 물어 보니 오랜 전에 목부위가 뻣뻣하면서 불편했던 것을 기억했다.
문제는 척수가 눌릴 때는 이처럼 처음엔 좀 이상하다 싶지만 많은 경우 증세가 없어져서
모른채 있다가 심할 경우 마비로까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 심하면 대소변 가리기도 힘들다고 들었다.

“그렇다. 우리 몸의 모든 부분 기능은 신경에 의해 움직이게 되어 있고 그 신경이 두뇌에서
척추를 타고 내려오면서 사방으로 퍼져있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오는 신경 통로의 한
부분이 무엇엔가에 눌려 있으면 자연히 그 아래부분은 신경전달에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척추신경(척수+중추신경)이 매우 중요한 우리 몸의 중심축인 것이다.
특히 목부위의 척추신경(척수)은 그 시작이기 때문에 이상이 느껴지면 조기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다른 병들도 마찬가지다.”

– 어깨가 아프면서 컴퓨터 작동할 때 손가락 움직임이 무뎌지는 것 같다면 목의 척추신경이 눌렸다고 할 수 있나.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설명한 통증이 있는 케이스로 목의 척추신경 중에서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뻗어나간 신경을 주변의 무엇인가가 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한다. MRI를 찍어보면 알 수 있다. 이럴 경우는 우선 아프다. 동부 병원에
있을 때 미국인 청년 간호사가 물건을 들어 올릴 수도 없으면서 목과 어깨가 너무 아프다고
해서 나에게 왔다. MRI를 해보니 목부위 척추의 작은 관절이 부었는데 불거진 부위가
척수쪽이 아닌 척추바깥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그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하루 만에
퇴원했다. 한달 정도 쉰 다음에 다시 병원에서 일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 증세를 초기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척수를 누를 경우 심하게 아프지는 않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목부위가 뻐근한다거나 팔과
다리 근육이 뻣뻣해지거나 무릎 등의 관절을 움직일 때 약간 헛노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팔과 다리 부위에 쥐가 자주 일어나거나 등을 꼽을 수 있다. 손가락 움직임이
무뎌지고 또 동작이 더디어 지기 때문에 의사들이 파킨슨병과 혼란되기 쉽다. 간혹
치매와도 혼동되는데 특징은 목 이하부위의 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지 그 위의 부분
즉 두뇌 작동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어지럽지 않았느냐고 의사가 묻는다. 경추협착증일
경우 어지러움증은 없다.”

– 치료방법은?

“주로 척수 혹은 주변의 신경을 누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그것을 수술로
제거시키는 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디스크가 튀어 나온 것이 원인일 때는 금방
수술하지 않고 조금 시간을 갖는데 그 이유는 디스크는 말랑한 반 액체 상태여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체적으로 말라서 수축된다. 다행히 눌렸던 부위가 오므라들면서 진통도
가라앉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빨리 수술을 해야 할 지 지켜 본
다음에 수술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 정하게 된다. 그러나 위의 젊은 청년 간호사의
경우는 망설일 이유가 없어서 즉시 제거수술로 거의 완치시킨다.”

– 약은 안먹나?

“약물치료도 하는데 신경계통의 병은 약으로 큰 효과가 적은 경우가 많다. 또 수술을 할
경우도 10년 혹은 20년씩 오랜동안 척수를 누르고 있었으면 수술로 협착을 풀어 주었다고
해도 손상부위된 세포자체를 다시 재생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이
경우에 더욱 중요하다.”

– 예방은 없다고 들었다.

“선천적으로 척추 자체가 좁게 태어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아무래도 척추뼈 안에
들어 있는 척수를 누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특별한
예방은 없다. 다만 한가지 담배는 금할 것을 권한다. 다른 부위보다 척추는 혈액공급이
적은 부위이기 때문에 산소와 영양분 전달이 약하다. 연구결과 흡연자들은 이같은 혈액의
산소와 영양분이 적기 때문에 50대 이후부터 많이 나타나는 경추협착증이 더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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