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퇴행성 척추질환

“담배 끊으세요, 나중에 허리 아파 고생합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04/05 미주판 23면 김인순 객원기자
50세부터 허리 아픈 증세 나타나 / 퇴행성 질환이라 나이 들수록 심해
증세가 간헐적일 경우 많아서 / 조기 진단 및 치료 시기 놓칠 수도
자세 나쁜 사람은 발병률도 높아 / 흡연자는 노화진행 빨라 조심해야

60대 중반의 남성은 특별히 몸의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요즘 좀 걸었다 싶으면 허리
부위가 당기면서 아파 온다. 또 다리가 저린 느낌으로 ‘내다리 같지 않은’ 때가 있어서
주치의를 찾았더니 신경외과 전문의를 만날 것을 권했다. 진단결과 허리를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져(요추 척추관 협착증) 신경을 누른다는 걸 알았다. 척추수술을 받으면
치료될 수 있다고 하는데 왠지 두렵다. 이선호 허리수술 전문의는 “척추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의외로 두려워하는 한인들이 많은 것 같다”며 시기를 놓치면 걸을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허리 부위가 아플 때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중에서 어디를 찾아야 하나.

“아프다는 것은 신경과 연관되었음을 뜻하기 때문에 신경외과를 찾는 것이 맞다.
정형외과에서 수술 등의 치료과정에서 신경과 연관되었을 경우에는 우리 쪽으로 환자를
보낸다. 꼭 통증이 아니라도 저리다거나 감각이 무디어지는 등의 증세일 때도 신경과
연관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통 허리 아프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의 연령층은 어떻게 되나.

“우리가 지금 말하는 허리 통증의 문제는 나이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에 속하기 때문에
50세를 넘으면서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20대나 30대 젊은층의 경우는 심하게
운동을 했거나 큰 사고로 허리 부위의 척추를 다쳤을 때이다.”

-주로 어떻게 불편함을 호소하나.

“우선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표현이다. 또는 ‘허리의 한 부위가 앉았다
일어설 때 당기면서 아프다’ ‘구부린 상태에서는 괜찮다가 허리를 쭉 펴면 아프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린다’ ‘걸으면 허리에서 시작해서 엉덩이로 통증이
내려온다’ ‘움직일 때 다리에 힘이 없고 내 다리 같지 않다’ 등으로 불편함을 말한다. 이
같은 증세들은 우리의 모든 신경이 척추를 통해서 온몸으로 퍼져있는데 이 중에서 허리
부위를 통과하는 척추의 신경이 눌려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신경은 허리에서 점차
엉덩이와 다리로 이어져 전달되기 때문에 점차 불편한 부위가 주로 하지(다리 아랫부분)
방향으로 넓혀지게 된다.”

-어떤 척추질환이 요통을 일으키나.

“흔한 것으로 요추 척추관 협착증 디스크 척추 불안정증(spinal instability) 척추 전방위
전위증 압박골절 등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요통을 비롯해 하지 통증(다리 아픔) 하지
감각이상 하지 위약감(다리에 점점 힘이 없어짐) 등이 나타난다. 적절한 시기에 원인을
찾아내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미루면 보행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있다. 허리가 아픈
걸 그대로 참고 치료나 수술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기능 장애로 걷지 못할 수 있다.”

-언제 꼭 허리 수술을 해야하나.

“위에서 말한 질환들은 수술이 필요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모두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위에 열거한 진단이 내려졌어도 수일 혹은 수주일 쉬면서 항소염제 진통제 등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수술에 대한 결정은 환자의 증세 정도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나 하는 기간을 바탕으로 MRI나 방사선학적 검사들을 종합해서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다고 판단될 때 내리게 된다. 위의 병명을 가진 사람 중에서 너무 수술만
피하려고 하다가 통증은 통증대로 고생한 뒤에 병이 많이 진행된 다음에 수술을 하는
케이스도 종종 보는데 안타깝다. 작은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던 것을
큰 수술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오래 진행되어서 신경이 거의 죽고
심한 근육위축까지 동반되어 수술을 받아도 결과가 좋지 않다.”

-몇 살까지 수술이 가능한가.

“많이 받는 질문인데 나이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요즘은 특히 개인 차이가 많이 나서 같은
80대라 해도 신체적인 건강상태가 아주 다르다. 너무 허약하여 수술받을 수 없는 경우는
당연히 수술을 받지 말아야 한다. 수술 전에 내과의사와 신경외과 의사가 함께 모든 몸
상태를 종합해서 수술 가능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나이 든 사람의 수술은 좀 다른가.

“아무래도 젊은층보다는 전체적인 체력과 몸의 컨디션이 약하기 때문에 회복도 느릴
것이라는 걸 항상 고려해야 한다. 가능한 수술시간을 짧게 조직손상을 줄이는 수술방법을
선택한다.”

-수술하면 결과가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허리 통증의 원인인 질환 중에는 수술이 최선인 질환도 있고 수술하면 결과가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퇴행성 변화가 전체적으로 광범위한 경우는 수술 후에 수술
주위의 척추가 더 나빠져서 그로 인해 통증이 더 심해져 재수술을 받아야할 경우가 생긴다.
또 수술자체가 성공적으로 끝나지 못해 합병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전문의와 사전에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수술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인들이 허리수술을 꺼리는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척추는 몸의 기둥이 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면서 동시에 몸의 기능과 연관되는 신경들이
지나간다. 자칫 잘못 건드리면 그 결과는 평생 갈 수도 있다. 꺼리는 것이 당연한 심리이다.
그런데 유독 한인들이 허리수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주변에서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웃음). 수술을 잘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수술이 적합하지 않았는데도 환자가 아프다는 것만으로 시행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전문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진단이 내려졌을 때에는
세컨드오피니언(같은 분야의 또다른 전문의사의 의견)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허리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이 있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만성질환(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을 평소 잘 조절하여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특히 흡연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긴다. 젊어서부터
지나치게 과격한 운동도 척추건강을 해친다. 자세도 중요하다. 허리를 쭉 편 상태에서 걷고
앉는다. 양반자세로 방바닥에 오래 앉는 생활은 허리 건강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피한다.
무리가 없는 유산소 운동으로 정기적으로 걷는 것이 척추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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