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종

여자들에게 흔한 ‘수막종’ 나이 들면서 크게 늘어나… 수막종 신경외과 수술 권위자 이정훈 전문의
뇌종양 중에서 가장 흔해 / 발병 원인 아직 규명 안 돼 신경마비 등 심각한 문제도

[LA중앙일보]    발행 2014/06/25 미주판 27면

수막종은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뇌와 척추신경에 생기는 종양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5배 많고 평균 환자의 연령이 54.5세로 나타났다. 미국3대 병원의 하나인
클리브랜드 클리닉에서 21년동안 수막종 수술을 전문으로해온 이정훈 신경외과 전문의(밸리신경외과그룹 원장)에게 수막종에 대해 들었다.

-주변에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수막종이 뇌종양을 말하나.

“(뇌)수막종은 뇌종양의 한 종류이다. 뇌종양은 뇌의 모든 부위에서 생기는 종양을 말한다. 수막종은 뇌의 머리끝에서 꼬리뼈(척추신경)까지를 감싸고 있는 막에 종양이
생기는 병으로 뇌와 척추 종양이다. 뇌와 척추신경을 덮고 있는 겉의 막에 나는 종양이 수막종인데 뇌종양 중에서 가장 흔하고 많은 병이다. 특히 중년의 여성들에게 많이
생긴다.”

-원인이 뭔가.

“유전자의 돌연변이인데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유전자 때문인지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유전자라는 의미는 가족병력과 다르다.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유전자가 아직 어떤 이유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변형되면서 두뇌와 척추신경을 감싸는 막에 종양을 형성한다. 따라서 식구 중에 누군가 있다고 해서 자녀에게 생길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어린아이나 젊은층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다는 얘긴가?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나이가 들면서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나 20,30대에서 나타나는 예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클리브랜드 클리닉에서도 환자의 평균
연령층이 54세~55세였다.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2배 이상 많았다.”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실제적인 증가보다도 과거보다 뇌촬영술 즉 CT나 MRI 등이 발달되고 널리 보급되어서 예전에는 환자도 모르고 있던 것을 찾아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진단 케이스가 는다고 본다. 한가지 덧붙이면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자연히 발병률도 높아진다.”

-증세는 뭔가.

“뇌와 척추에는 모든 신경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 부위에 어떤 사이즈로 종양이 생겼느냐에 따라서 나타나는 증세가 다 다르다. 그래서 진단을 잘 내려야 한다. 공통점은 몸의 기능이 다 이곳에서 나가는 신경과 연관되었기 때문에 신경 기능장애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만일 뇌의 왼쪽에 종양이 생겼다면 이 부위는 언어와 기억력 등을 관장하기 때문에 이 기능에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전두엽이면 성격이 변할 수 있다. 에너지가 떨어져 우울증세를 보인다거나 성격이 평소 온화하던 사람이 난폭해지기도 한다. 시신경 근처라면 시력에 이상이 오고 청각신경 부위라면 듣는데 문제가 생긴다. 또 두통,어지럼증,코막힘 등이 나타난다. 뇌는 반대편의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몸의 반쪽 즉 팔이나 다리 등의 움직임에 이상이 온다. 척추의 경우는 주로 감각기능 장애로 뜨겁거나 차거나 아프거나 등을 잘 못느낀다. 잘 넘어지는 등의 운동기능 이상도 온다.”

-암은 말기여도 증세를 못느끼기도 한다.

“수막종도 증세가 없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오는 환자 중에도 다른 이유로 뇌촬영을 했다가 뇌막에 종양이 발견되어 보내진 케이스가 많았다.”

-수막종이 암으로 될 가능성은 높은가.

“높지 않다. 환자의 92%는 양성이다. 양성이라 함은 암이 아니란 뜻이다. 암 (“악성 수막종”)은 2% 정도이고 6%는 중간 단계다. ”

-모두 수술하나.

“종양이라고 무조건 수술로 떼어 내지 않는다. 종양이 작고 증세가 없을 때는 수술하지 않고 6개월~12개월 마다 MRI를 찍으면서 관찰한다. 약이나 어떤 조치가 따로 없다.전문의 입장에서는 신경이 더 쓰인다. 증세가 뚜렷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가 수술을 감당해낼만한 신체적 조건이 갖춰져야 가능하다. 또 종양 사이즈가 수술할 수 있는 범위여야 한다. 만일 사이즈가 작고 발생 부위에 중요한 신경(뇌간 부위, 뇌의 아래부분 등)이 모여 있을 경우에는 두개골을 오픈하지 않고 그대로 밖에서 그 부위를 방사선으로 치료한다. 과거라면 손을 놓았을 경우인데 요즘은 특수방사선 치료수술(Gamma Knife)로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영화에서 보면 마치 톱으로 자르듯이 두개골을 오픈한다.

“딱딱한 두개골을 일단 열어야 하는 것은 맞다. 몸의 다른 부위에는 공기를 집어 넣어 공간을 만든 다음 로봇손을 짚어 넣어 수술할 수 있지만 두뇌는 여백없이 꽉 차있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수술한다. 그러나 요즘은 도려낸 두개골을 나사나 미니철판 등을 이용해서 부치기 때문에 수술시간도 1~3시간으로 단축되었고 환자의 30%는 하루만에 퇴원한다. 보통 4주~6주 지나면 정상생활이 가능해진다. 물론 어느 부위에 사이즈가 얼마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재발이나 전이가 되나.

“수술에서 종양을 다 떼어내지 못했을 때 다시 종양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수막종은 암처럼 전이가 되지는 않는다.”

-예방은 어떻게 하나.

“원인을 몰라서 예방책도 없다. 열심히 웰빙생활을 해도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앞서 말한 증세들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 주치의를 찾아가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예방이라면 예방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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