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LA중앙일보]    발행 2016/12/14 미주판 27면

김인순 기자

추운 날 골프 치며 담배 피우면 뇌졸중 위험 높아져
혈압ㆍ흡연 두 가지만 조심해도
갑자기 찾아오는 병 줄일 수 있어
증세 알고 있어야 긴급 조치 가능해
뇌에 치명적이라 평생 후유증 남아

“기온이 떨어진 날에 골프 치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다”. 이선호
뇌신경외과 전문의는 “미국에서 우리와 같은 뇌신경을 다루는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뇌졸중에 대해 설명할 때 많이 사용하는 예”라며 뇌졸중에 대한 위험 요인들이 그곳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시기적으로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뇌졸중(stroke)’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들어 본다.

-실제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뇌졸중 환자가 많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통계는 평소에 비해 20~30% 발병률이 높다고 나와있다.”

-환자 중에 80% 정도가 예방할 수 있다는데.

“흔히 뇌졸중이라 하면 어찌할 수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80%의
사례가 평소에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평소에 위험 요인들을 조정했다면 스트로크를 피해갈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어떤 위험 요인들인가.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과 흡연 심방세동(심장의 심방이 떨리는 증세) 그리고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활동량이 평소에 적은 사람)이다. 뇌졸중을 일으킨 환자의 거의 절반이 평소
높은 혈압을 조정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사람들이 만일 기온이
떨어질 때 흡연을 하고 있다면 그 확률은 껑충 뛰게 된다. 위태롭게 유지했던 혈압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 지탱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들이 매년 겨울철이 되면
일어나고 있어서 뇌졸중에 대한 계몽 시기라고도 한다. 미국에서 큰 병원들이 계속 해서
응급실에 따로 ‘스트로크 센터(stroke center)’를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뇌졸중(stroke)하고 심장마비를 혼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구분이 있나.

“서로 다른 병이다. 환자 분 중에도 뇌졸중에 걸린 것이 심장이 나빠졌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하나의 원인일 수는 있지만 뇌졸중이라는 병 자체는 머리로
올라가는 혈관 즉 머리 부분에 핏줄이 터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것이다. 뇌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신경과 직결되고 그래서 우리와 같은 뇌신경 전문의들이 다루게 된다.
‘어택(attackㆍ갑작스런 문제의 발생)’이 심장에 온 것은 심장마비이고 머리 부분에 온
것은 뇌졸중이라고 이해하시면 도움될 것 같다.”

-큰 병원에 스트로크 센터가 잘 되어 있다고 했는데 어떤 곳인가.

“크다고 해서 병원마다 다 있지는 않다. 사람들에게 계몽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가족이나 주변에 일단 뇌줄중이 의심된다고 생각되면 911을 부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큰 병원이라고 해서 환자를 데리고 갔다가 스트로크 환자를 다룰 수 있는 시설과
의사들(스트로크는 의사 혼자가 아닌 관련된 여러 분야의 전문의들이 한 팀으로 치료해야
한다)이 없을 경우 거기서 다시 스트로크 센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알다시피
뇌졸중은 얼마나 지체했느냐가 그 환자를 일생 불편하게(장애) 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911을 부르면 그들이 가장 가까운 스트로크 센터를 알고 있어 그만큼 시간이 단축된다.
응급실에 도착해서도 그대로 뇌의 CT를 찍는 곳으로 직행하게 되고 거기서 뇌 혈관이 터져
피가 고였는지 막혀서 그런지 그리고 부위와 정도가 어떤지를 빨리 알아내어 그에 대한
치료를 신속히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증세가 의심되면 911 부르기’를 계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심되는 증세란 어떤 것인가.

“워닝 사인(warning signsㆍ전조)으로 쉽게 외우도록 ‘FAST’를 기억하라고 말하는데
대표적인 증세들의 영어 첫 글자이다. F는 ‘face dropping’. 얼굴의 반쪽이 아래로
내려간다. 음식을 씹는데 한쪽으로 흘린다거나 물을 마시는데 입 한쪽이 다물어지지 않아
그대로 흘러내린다. 얼굴 반대편의 뇌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신경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얼굴을 만져 보면 감각이 둔하다. A는 ‘arm weakness’. 한쪽 팔에 힘이 빠져서 들고
있던 컵을 그대로 놓치거나 팔 자체를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다. 만져 봐도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S는 ‘speech difficulty’. 말이 어눌하게 잘 나오지 않는다. 셋
중에서 한가지 증세가 있을 때는 T 즉 ‘time to call 911(911을 부를 때)’인 것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뇌졸중은 두 가지가 있는데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이다. 허혈성은 머리로
올라가는 핏줄이 막혀서 뇌에 혈액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출혈성은 머리로 올라가는
핏줄이 터져 피가 고인 상태를 말하는데 이처럼 혈관이 파열된 출혈성은 허혈성보다 적다.
뇌의 혈관이 터지는 경우보다는 막혀서 충분한 피가 흐르지 못함으로써 오는 뇌졸중이 더
흔하다는 뜻이다. 또 출혈성일 때는 갑자기 쓰러지거나 의식을 잃기 때문에 워닝 사인을
알아볼 시간의 여유조차 없어서 곧바로 911을 불러 환자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급선무이다. 치료 방법은 수술과 시술이 있는데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피가 고였는지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전문적인 설명은 힘들다. 다만 출혈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서 고인 피가 시간이 경과 되면서 부위로 스며드는
케이스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허혈성의 경우는 피가 터지지는 않고 막힌 상태이기 때문에
원인을 CT로 찾아내어 피가 뭉친 덩어리(혈전)을 약으로 녹이거나 아니면 가는 관을
통해서 끄집어내는 등의 수술 및 시술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증세가 나타난 지
얼마나 지체했느냐에 따라서 치료는 물론 치료 후의 의식 회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빨리
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졸중도 유전성인가.

“단적으로 말하기는 힘든 것 같다. 많지는 않지만 20대 젊은이들에게 뇌졸중이 생겼을
때는 선천적으로 뇌혈관 기형일 경우가 많았고 40~50대에 동맥류(혈관이 어느 부위가
마치 꽈리처럼 부풀어져 얇아진 부분이 파열되는 것)가 생김으로써 발생 되는 뇌졸중도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지만 가족력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뇌졸중은 앞서 말한 대로 위험요인이 원인이라 생각하면서 평소 잘 조절하라는 것이
우리와 같은 뇌신경을 다루는 의사들이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 환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당부하는 말이다. 뇌졸중이 없는 건강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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